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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펫산업도 성숙기?".... 인증마크제 각축전

 

 

【코코타임즈】 펫산업계에 민간 인증제 바람이 거세다. 일정한 품질 기준을 넘어선 제품들에는 별도의 '인증마크'를 달아주자는 것이다. 

 

사료와 간식, 장난감, 의류, 전자제품, 가구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제품들이 속속 출시하면서 함량 미달의 저급한 제품들까지 혼재해 시장을 흐리고 있다는 우려 때문. 

 

대한수의사회가 최근 "반려동물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산 반려동물 식품의 품질은 아직 선진국 반열에 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외 수출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한 이유다. 

 

인증마크는 그런 점에서 소비자들에겐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는 '신뢰'를, 생산자들에겐 시장에 내놓을 만한 정도의 품질인지를 사전 평가하는 '커트라인'을 제시해보자는 것. 

 

비록 국가품질기준 'KS마크'나 13개 법정인증을 통합한 'KC마크'와 같은 국가 인증마크는 아니지만, 민간 레벨에서나마 그러한 공신력과 품질기준을 대신 제시해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첫 신호탄 올린 것은 (사)한국애견협회


지난해 8월부터 KOTITI시험연구원과 함께 반려동물 안전기준으로 마련한 PS(Product Safety)마크가 그것이다. 식품부터 생활용품, 동물용의약외품, 도료 등에 걸쳐 인증마크를 부여해왔다. 

 

 

사료관리법이나 위생용품관리법, 생활용품안전관리법에다 식품의약품 안전고시까지 사람용 제품들에 적용하고 있는 안전기준들을 두루 준용해 불량품들을 걸러내준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반려동물 선진국들이 해오던 공인 또는 민간인증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셈. 

 

한국애견협회는 “국내 펫제품 안전기준은 사료를 제외하면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그로 인해 여러 불량 제품들이 시장에 유통돼 반려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 사고들이 빈발해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의 펫산업계에선 인증마크 필요성이 덜 알려진데다, 자금력과 기술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이 많다보니 아직 활성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펫산업소매협회와 대한수의사회도 준비 중 


하지만 400여 회원사를 둔 (사)한국펫산업소매협회(KPIRA)와 우리나라 수의계의 최대 기구 대한수의사회(KVMA)가 제품인증제를 본격 추진하기로 하면서 인증제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펫산업소매협회(협회장 이기재)는 2일 경기도 광주시에서 회원사 간담회를 열어 "반려동물용품의 안전기준이 없어 제품 불량에 따른 여러 문제들이 빈발해왔다"면서 "이젠 소비자 신뢰 확보는 물론 우리 펫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제품 안전성 검사 및 인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증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인증검사는 협회와 인증전문시험기관인 FITI시험연구원이 진행한다. 두 기관은 지난달 주요 품목별 품질관리기준을 1차 설정한 데 이어 오는 20일 공식적인 업무협약(MOU)을 맺어 관리기준과 대상 등을 구체화할 예정. 

 

이에 앞서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는 지난달 16일 '반려동물식품안전특위'를 열어 반려동물 식품의 안전 기준을 업계에 제시하고 보급해 우리나라 반려동물 식품의 품질 향상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식품안전특위 안세준 위원장(케나인동물병원장, (주)알파벳 대표이사)은 이를 위해  '반려동물 먹거리 인증제도'를 검토하는 한편 ▲반려동물 식품의 기준 제시 ▲위해성분 검출‧조사 ▲반려동물 식품의 무분별한 제조‧과대광고 감시 ▲국내 제조사의 품질관리 향상 ▲동물병원 전용 처방식 정립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즉 대한수의사회는 여러 반려동물제품들 중에서 용품보다는 건강에 직결되는 사료와 간식 등 식품에 대한 인증제를 선결과제로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허주형 회장은 “동물과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대한민국 수의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며 "반려동물에서 이는 건강한 먹거리에서 출발한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그외 (사)한국펫사료협회 등 다른 협회에서도 이러한 인증사업에 곧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젠가 정부 공인인증제가 도입되더라도 협회 차원에선 인증심사 자체가 수익을 내는 사업이 되는데다 협회 공신력을 높이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농림부가 검토하고 있는 '반려동물산업육성법'에도 반려동물제품들에 대한 품질기준들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법정인증제도'를 고려하고 있는 셈.

 

인증제 도입 및 확산은 성숙기 시장의 한 특징


이처럼 품질인증제에 대한 수요와 논의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산업 성장과정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산업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들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펫산업계에선 "한동안 연평균 10%를 훌쩍 넘는 성장세를 보이던 펫산업이 최근 부문별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펫산업 내부 경쟁이 격화되고, 소비자들도 가격보다는 고급화 전문화된 제품들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차츰 성숙기 시장의 양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펫푸드시장이 2017년까지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해오다 지금은 5%대 성장률로 낮아진 것이 그 좋은 예다. 대신 건강과 웰빙을 위한 유기농, 기능식, 처방식 등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다.  

 

즉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소비자들 눈높이가 높아지는 시장 흐름을 맞닥뜨린 산업계가 그 대응전략의 하나로 품질인증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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