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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진짜 풍경 속엔 강아지 고양이 있더라

 

"가파르고 좁은 골목길에 다닥다닥 엉겨 붙은 낡은 집들. 알록달록한 슬레이트 지방 위에 걸린 푸른 하늘...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 속, 이젠 소외된 달동네가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작가 임상희) 

거센 도시화의 광풍 속에 빠르게 사라져가는 달동네를 기록해온 작가 임상희의 작품전이 2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타이틀은 '진경(眞景)'.  진짜  풍경이란 뜻이다. 

작가의 눈길은 따스하다. 기꺼이 눈을 들어 달에 먼저 닿은 것들을 그리워하고 있으니. 이미 사라져간, 또 사라져갈 공간과 풍경들을 캔버스 위에 담아낸 콜라주(collage)도 정겹다. 

 

누군 거기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지붕과 담장을 볼테고, 누군 거기서 고향집 친구들을 볼테다.  

또 누군 거기서 어슴프레한 첫사랑의 기억을 꺼내들 지도... 

하지만 우린 여기서 강아지 고양이들을 본다. 사람들과 함께 그 세월을, 그 공간을 함께 만들어온 또 다른 주역들. 

주인들 닮아 값비싼 품종 아니어도, 빛나는 용맹함과 도도한 까칠함 없어도, 그냥 수더분 하기만 했던 우리 동네 그 강아지 고양이들 말이다. 

그 녀석들 지나다녔던 동선 속에 우리들 흔적이, 추억이, 사랑이 아직 묻어있을 지 모른다.  그래서인가? 이 녀석들 덕분에 자칫 허허로울 뻔 했던 달동네 풍경이 비로소 '진짜'가 됐다.  

 

작품전은 2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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