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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로미 안락사 권유했지만 차마…에디슨병도 극복 가능합니다"

 










"남들은 '로미'가 나이도 있으니 안락사해서 보내주라 하더라고요. 하지만 11년 동안 함께 산 가족인데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


올해 11세인 몰티즈 종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제갑섭 서울 강동구의회 부의장은 로미의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하 '에디슨병')을 극복한 얘기를 들려줬다.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다른 반려견들의 보호자들이 희망을 가지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뼈만 남아 벌벌 떠는 로미였지만 희망 안 버려"

반려동물 보호자들 사이에서 강아지 에디슨병은 한번쯤 들어보는 병명이다.


수의계에 따르면 내분비기관인 부신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결핍되면 생기는 질환이 에디슨병. 이 병에 걸리면 식욕 부진, 체중 감소, 소변량 증가,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에디슨병은 아직까지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질환이다. 평생 정기 검사와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발병 원인도 알려진 바가 없다.


이 때문에 증상만 보고 에디슨병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로미도 지난해 그랬다. 기운은 없고 몸무게도 점점 줄어들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어떻게 아픈지 알 수가 없었다.



동물병원도 몇 군데 가봤지만 병명을 몰랐다. "노견이고 아프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사람들 얘기만 귓가를 맴돌았다.

"로미가 작년에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 밥도 못 먹고 몸무게가 4.5㎏에서 2㎏ 빠져서 뼈만 앙상하게 남아 벌벌 떨기도 했다. 가는 동물병원마다 피검사는 기본이었다. 심장, 신장 검사 등도 다 했는데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했다."


그는 우연히 길을 가다 마리스동물의료센터라는 큰 병원이 있어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로미를 데려갔다.


"내과 수의사가 보더니 에디슨병이 의심된다 해서 바로 검사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했다. 지금은 살도 다시 오르고 더 건강해졌다. 살리고 싶었던 내 마음을 로미가 읽었는지 요즘 애교가 더 넘치고 항상 옆에 와서 잔다."

로미의 병은 완치는 아니어서 지금도 매일 약을 먹인다. 체내 나트륨 성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에 소금을 타서 먹게 한다.


"로미가 건강하게만 지내준다면 매일 약 먹이는 거 하나 못하겠나. 10년 이상을 내가 퇴근하고 아무리 늦게 들어가도 가장 먼저 꼬리 치며 반겨줬다. 그런데 이 모습을 더 이상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플지…. 로미가 건강하게 있어 주니 고마울 따름이지."




◇ "동물의료보험 필요…의료비협동조합 등 검토"

로미의 건강 상태가 좋아진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하지만 제갑섭 부의장은 동물병원을 다니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동물병원을 다녀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병원비도 문제지만 원인을 알 수 없어 매번 검사를 받아야 하는 동물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나."



그는 사람과 같은 의료보험, 병원간 검사 결과 공유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동물병원을 다니면서 느낀 점들을 반영해 반려동물 의료비협동조합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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