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노령묘'는 언제부터일까요? 보통 10살이 넘으면 노령묘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때부턴 이전과 다른 일들이 많이 벌어지죠.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에요. 잠이 늘고, 안 놀고, 안 움직이고, 꼬질꼬질해졌어요.” 다들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관절염 때문에 엉덩이와 발목이 아파서 그런 것이라면 어떤가요? 목이나 허리를 잘 구부리지 못해 그루밍을 못하는 것이고, 관절이 아프니 바닥이 미끄러운 곳이나 턱이 있는 곳에 다가설 땐 우물쭈물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노령묘를 검진해보면, “정상이 아닌” 상태가 한꺼번에 여럿 발견됩니다. 그래서 이때부턴 보호자와의 대화가 좀더 복잡해지죠. 복용 중인 내복약과 영양제, 환자의 수면 패턴과 식사량, 운동량의 변화, 사회성, 보행 상태와 통증 여부 등등. 거기에다 소변과 대변을 볼 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는지, 또 너무 자주가는 건 아닌지, '우다다'나 그루밍은 잘 하는지까지. 보호자들은 아이 체중과 식사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구토, 설사까지 하는 상황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예상하겠지만, 이런 경우는 질병이 이미 70% 이상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죠. 그
【코코타임즈】 마냥 아기 같던 고양이도 개월 수가 더해감에 따라 사람처럼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변해갑니다. 고양이 9살이면 사람 나이로 52세 전후로 봐야하거든요. 그저 성묘가 아니라 아주 성숙한 장년(壯年)인 거죠. 11~14살 정도면 벌써 노년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강아지도 그렇지만, 고양이는 이런 생애주기별로 신체적인 특징과 발병하는 질환들이 달라집니다. 연령에 따라 생활습관을 관리하고 주의해야할 건강 포인트들이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생애주기별로 꼭 해야 할 건강검진들이 있습니다. 보호자들 중엔 고양이를 처음 입양하면서 동물병원에 먼저 들러 진찰을 받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전염병이나 피부병, 다친 곳은 없는지 등을 알아보려고요. 특히 다묘(多猫)가정인 경우엔 새로 입양되는 아이가 전염병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죠. 만일 눈곱이나 충혈, 비염이나 콧물 증상이 있다면 허피스바이러스 감염을, 구토나 설사가 있다면 파보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볼만 합니다. 또 장에 회충 등 기생충 감염은 있는지, 피부에 탈모와 부스럼이 있다면 곰팡이성 피부병 감염이 있는 지도 확인해야 하고요. 하지만 이는 ‘건강검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새로 입양
【코코타임즈】 고양이! 별도의 산책이 필요 없고, 화장실도 잘 가리고, 조용하고, 그러면서도 보호자와 특별히 교감도 되는, 이 매력적인 동물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최근 고양이가 확실히 늘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고양이도, 연령이 높아 ‘노령묘’(老齡猫)라 불러야 하는 냥이도 많아졌고요. 그런데 고양이들은 아파도 표시를 잘 내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원래 혼자 숨어 다니며, 조용히 사냥하던 야생 동물입니다. 육식동물 중에선 먹이사슬 저 밑에 있기 때문에, 다치거나 아파서 약해진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죽음과 도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고양이 얼굴만 보고선 어디가 아픈지 도통 알기 어렵습니다. 아주 능숙한 집사가 아니라면 말이죠. 조금씩 자주 먹는 습성에다 잠을 많이 자는 생활 패턴 때문에 고양이의 식욕 감소, 활력 저하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살이 빠지고, 구토나 설사, 침 흘림이나 호흡 이상 등이 나타날 땐 질병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아픈지 오래된 아이들은 치료 기회와 회복 확률이 낮아 예기치 않은 마지막을 맞이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조기 발견'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
【코코타임즈】 우리 강아지, 요즘 들어 행동이 굼뜨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일이 많아진다. 왜 그런지 자세히 살펴보니, 눈이 이전과 조금 다르다. 그 사이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진 듯하다. 백내장(白內障) 아닌가 싶다. 당뇨까지 있는데… 겁이 덜컥 난다. 계속 놔두면 실명할 수도 있다. 백내장 등 안과 질환에 정통한 정만복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를 찾아가 물었다. < 편집자 주> 먼저, 백내장은 왜 생기는가? 백내장은 눈 수정체 안에 든 액이 단백질 변성으로 뿌옇게 변하는 병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령화되면서 생기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또 어린 나이에 백내장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령화의 적(敵), 백내장….7~8세 넘으면 발생 빈도 확 높아져 더 잘 생기는 품종이 있는가? 특별히 빈발하는 품종이 따로 있지는 않다. 임상 현장에서 보면 나이 많은 말티즈, 푸들, 그리고 비숑프리제 등이 많이 찾아오긴 한다. 백내장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먼저, 7~8세가 되면 안과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그때부턴 수정체 상태에 따라 눈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산책할 때도 강한 자외선은 피하는 게 좋다. 대낮에 산책해야
【코코타임즈】 고양이 심장병 1위는 비대성 심근증(HCM). 그래서 수의내과 심장학 전공 수의사들은 이 병의 원인과 진단, 그리고 치료법에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논문도 많다. 게다가 최근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심장병 진단법이 개발되면서 이제 심장병은 일반 로컬병원에서도 관심을 갖는 아이템이 됐다. 한국수의심장협회 안성택 상임이사(서울 보광동물병원 원장)가 14일 오후 9시 아이해듀 웨비나로 전달할 특강 내용이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수의심장학 안성택 박사, 14일 오후 9시 아이해듀 웨비나로 최신 트렌드와 지견 특강 그는 강원대 수의대에서 심장학으로 박사를 딴 이후 임상 현장에서 강아지 고양이 심장병 치료에 다양한 증례를 쌓아왔다. 그래서 이날 특강 타이틀도 '로컬에서도 활용 가능한 고양이 HCM 진단법은'. 안 박사는 "강아지는 심장병이 있으면 청진으로 심잡음을 잡아낼 수 있는데, 고양이는 심잡음이 없어도 심장병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게 강아지와 고양이의 큰 차이"라 했다. 2022년 새롭게 업데이트된 HCM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들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심장병 진단은 심장 초음파 검사를 활용한 전문적 영역이지만, 최근엔 바이오
【코코타임즈】 1929년. 독일 의사 베르너 포르스만은 특별한 실험을 했다. 자신의 심장 동맥에 길고 가느다란 카테터(catheter)를 직접 밀어 넣었다. 그 이후 카테터에 스텐트(stent)를 연결해 혈관의 막힌 곳을 뚫거나, 반대로 혈관을 막아(색전, 塞栓) 출혈을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약을 쓰는 ‘내과’, 수술로 해결하는 ‘외과’ 중간에서 이 둘을 연결해주는 중재술(仲裁術, intervention)이란 영역을 개척한 그는 1956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30여년 전부터 사람 쪽 수술을 대체하는 시술법으로 널리 퍼졌다. 강아지 고양이 치료에 쓰기 시작한 건 2010년 전후부터. 그러다 최근엔 심장뿐 아니라 종양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수술이 어렵다는 간암, 전립선암 등도 치료할 길이 열렸다. 중재술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해마루2차동물병원 전성훈 수의사(인터벤션센터장)에게 물었다. < 편집자 주> 사람 암치료에 쓰던 색전술, 이젠 강아지 고양이 종양에서도 진가 발휘 강아지에 간이나 전립선 종양은 얼마나 생기나? 간 종양은 전체 종양 환자의 약 1.5%에서 생긴다. 해외 자료에는 미니어처슈나우저 등
【코코타임즈】 나이가 들면 사람도, 동물도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진다. 그러면 뼈와 뼈가 부딪히며 딸깍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심해진다. ‘퇴행성 관절염’(DJD, Degenerative Joint Disease)으로 진행되면, 관절에 이상한 뼛조각이 자라기도 한다. 특히 강아지 고양이는 고관절 이형성증(股關節異形性症, hip dysplasia)이 있는 아이들에 더 빨리 온다고 알려져 있다. 관절염이 오면 다리를 절뚝거리며 깨금발로 걷는다. 산책도 거부한다. 정도가 약하면 약으로 치료하겠지만, 그 이상이면 수술을 해야 한다. 이 질환에 정통한 수의외과 양정환 수의사(서울동물의료센터 원장)에게 물었다. < 편집자 주> 나이 들며 피하기 어려운 퇴행성 질환…다이어트, 운동제한, 보조제와 약으로 관리 어떤 때 잘 생기는가? 고관절 이형성증에 의한 2차적인 퇴행성 관절염이 많다. 심한 비만, 과도한 운동량 등도 원인이다. 다쳐서 관절면에 손상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엔 보통 한쪽에서만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난다. 보호자들이 집에서도 알 수 있는 방법은? 먼저 보폭이 좁아지기 시작하고, 종종 걸음을 걷게 된다. 엉덩이 주변을 쓰다듬으려 하면 깜짝…
【코코타임즈】 고양이에 생기는 '주사부위육종'(FISS, Feline injection site sarcoma)은 주사로 생기는 부작용의 하나다. 주사를 놓는 고양이 등쪽, 특히 어깨뼈 부위에서 잘 발견된다. 발병률은 낮다. 초기엔 통증도 별로 없다. 하지만 뼈나 혈관, 다른 부위로 전이가 잘 되고, 한 번 생기면 고양이 생명에 치명타를 입힌다. 고양이 집사들도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질병인 셈이다. 이 문제를 남예림 과장(해마루2차동물병원 수의내과)에게 물었다. < 편집자 주> 수의계에선 언제부터 FISS를 주목하게 됐는가? 다른 질환들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알려졌다. 1991년, 미국의 헨드릭(M J Hendrick) 박사가 고양이의 연부조직육종(soft tissue sarcoma)과 백신 접종에 대한 연관성을 처음 제기했다. 왜 생기는가? 주사 부위에 생긴 혹이나 염증으로 인해 세포에 변이가 생기면서 종양이 된다. 주로 광견병 백신, 고양이 백혈병 백신과의 관련성 때문에 처음엔 ‘백신 섬유육종’(vaccine-associated fibrosarcoma)이라 불렸다. 하지만 백신 아닌 다른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장기 지속…
【코코타임즈】 중성화 수술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특히 암컷인 경우엔 자궁축농증, 유선종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그 중에서도 유선종양(乳腺腫瘍)은 강아지 종양 중에선 발병률 2위, 고양이 종양 중에선 3위로 꼽힐 만큼 많이 생긴다. 몸에 치명타를 입히는 악성(惡性)인 경우가 많고, 재발 우려도 높다. 종양의 범위나 크기, 위치 등에 따라 예후가 제각각이란 점도 보호자를 당혹스럽게 한다. 외과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경기 성남시 이레외과동물병원 최희연 원장<사진>에게 자세히 물었다. < 편집자 주> 유선종양 생겼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나? 유선종양은 말 그대로 유선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의미한다. 개는 일반적으로 좌우 5개씩, 모두 10개의 유선을 갖고 있다. 고양이는 4개씩 8개. 각각의 유선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유선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발정 기간이나 발정 직후에 갑자기 유선에서 작은 멍울이나 혹이 만져지거나 원래보다 커지면 의심해볼 만하다. 단, 종양이 많이 커지기 전까지는 임상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점을 감안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생기는가?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성(性)호르몬이다. 수컷보다는 암컷에게서 주로…
【코코타임즈】 강아지 유치가 영구치로 바뀌는, 이갈이 시기가 이제 막 끝났다. 강아지 이빨은 모두 42개. 호기심 많고, 아직 이빨이 근질근질한 녀석은 하루 종일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소파부터 쿠션, 장난감은 물론 산책 나가선 벤치 쇠받침에다 길가의 돌멩이까지 자꾸 깨물고 흔든다. 녀석들 이빨은 끝이 뾰족하다. 잘 깨지는 구조다. 양치질하며 살펴보니, 송곳니와 그 뒤쪽 작은 어금니(소구치)에 살짝 검은색이 돈다. 이빨에 균열만 생긴 것인지, 신경까지 다친 것인지는 아직 구분하기 어렵다. 치과 전문의이면서 동시에 수의사이기도 한 조희진 원장(서울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에게 강아지 고양이에게 잘 생기면서 관리를 까다로운 '치아 파절'에 대해 물었다. < 편집자 주> 요즘 보호자들은 아이들 이빨에도 관심이 많다. 플라그나 치석이 잇몸 건강에 안 좋다는 게 많이 알려져서인지 양치질에 신경 쓰는 보호자들이 늘었다. 게다가 노령견 노령묘 비율이 높아지며 치주염 등 치과 질환 앓는 아이들도 참 많아졌다. 나이 들수록 많이 생기는 병이다. 반면, 어릴수록 많이 생기는 것은 ‘치아 파절’(abfraction, 齒牙破節)이다. 이빨이 깨진 것, 그걸 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