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반려견이 격렬한 놀이나 야외활동 도중 꺽꺽거리며 거위 울음소리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흥분하거나 목줄이 목을 자극해 호흡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만드는 '기관 허탈'(Tracheal collpase)이다. 봄에서 여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서 '기관'은 코와 입으로 들이마신 숨을 허파로 전달하는 공기 통로다. 기관의 75%가 연골, 나머지는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관 허탈'은 바로 이 연골이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요인으로 납작해지고 근육이 내려 앉아 공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것.
선천적으로 기관 허탈에 걸리기 쉬운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요크셔 테리어가 있다. 이 종의 70%는 기관 허탈에 시달릴 만큼 발병률이 높다.
자세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종의 특이성으로 연골이 쉽게 무너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몰티즈, 포메라니안, 푸들 등 소형견들이 여기에 잘 걸린다.
후천적인 요인으로는 노령과 비만이 있다. 서울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이기종 원장<사진>은 "강아지가 호흡 곤란을 보이거나 거위 울음소리를 낸다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면서 "이 증상은 X-ray 진단을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완치는 어렵다. 평생 기관을 확장하고 기침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받는다. 필요에 따라 약물을 증기로 쐬는 '네블라이저'를 가정에서 이용하기도 한다. 기관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습기를 더해줄 수 있어서다.
만일 약물에도 듣지 않는다면 보조물을 삽입하거나 수술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외과적인 방법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을 때 선택하는 최후의 방법.
수술을 받으면 보통 1~2년 가량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짧게 느껴질 수 있으나, 개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6~12년이란 긴 시간. 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선택인 셈이다.
평소 관리법에 대해 이 원장은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비만에 주의하고 흥분하지 않게 하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다”고 했다.
완치는 없지만 조기 발견으로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질환들이 더러 있다. 기관 허탈도 마찬가지. 이 질환은 보호자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질병인 만큼 빠르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