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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반려마루의 찬란한 견생] 박현종 센터장, 수의사로서 남다른 의미와 보람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오는 9월 대규모 놀이터 조성

‘반려동물이 모여 이야기하는 공간’을 표방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경기도 반려마루(센터장 박현종)가 폭풍이 몰아치듯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해 9월 화성 강아지 번식장에서 긴급구조, 반려마루로 이송된 687마리 가운데 456마리(7일 기준)를 새로운 가족의 품으로 보내는 일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 구조된 강아지 가운데 70%에 달하는 강아지가 구조 5개월 만에 가족을 만난 셈이니 짐작할 만하다.

 

 

당초 수용 계획의 2배 이상 되는 아이들을 맡아 지극정성으로 돌본 뒤 ‘제2의 찬란한 견생(犬生)’을 선물했고, 또 그러한 사명을 다하고 있는 여주 반려마루의 박현종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래는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입양이 잘 안 되는 애들을 데려와서 건강 관리도 하고, 교육도 시켜서 입양을 활성화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작년에 갑자기 긴급 구조견이 발생해 거의 모든 업무가 보호 관리로 전환된 거죠.”(웃음)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 들어온 반려견들이 번식장에서 긴급으로 구조된 아이들이다보니 건강검진은 물론 중성화수술이 시급했는데, 반려마루에서 근무하는 수의사들만으론 역부족일 수밖에 없어서다. 이미 임신 상태로 들어와 출산한 새끼 강아지만해도 50마리였단다. 

 

“반려마루 동물병원에 수의사가 4명 있는데, 저희들끼리 했으면 어림도 없었을 거예요. 경기도수의사회와 서울시수의사회, 또 민간 수의사회 등 3개 기관에서 수십 명의 선생님들이 와서 중성화수술을 진행해 주셨어요. 한 번에 150마리를 하기도 했으니까 정신이 없었죠. 정말 너무들 고생 많으셨고,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 입양을 보낸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주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뿌듯해 하는 박 센터장이다. 특히, 이러한 성과는 일반적으로 동물보호 단체에서 구조·입양된 경우와 비교하면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건강이 안 좋은 애들은 구조해서 입양을 보냈을 때 자연사율이 최하 34%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죽게 되는 모든 상황을 자연사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서는 5%가 채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많은 반려견들이 한꺼번에 들어왔음에도 불구, 자체에 동물병원이 있어 바로바로 직접적인 조치가 가능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반려마루에 상주하고 있는 수의사들이 매일 아침 순찰을 돌면서 아이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아픈 애들은 곧바로 치료를 받게 하는 시스템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박 센터장 자신도 수의사인 까닭에 그 의미와 보람이 더욱 남다른 듯 보였다. 현재 반려마루에 남아 있는 230여 마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는 그러한 애정이 한층 더 묻어났다. 

 

“100두는 10살 이상이고, 그 중 50두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애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실적으로 입양은 어렵죠. 그래서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임시보호를 통해 가정에서 이 아이들을 보살펴 주고 계십니다. 작년에 벌써 4천여 명이 참여해 주셨고요.” 

 

 

2023년 11월 개관한 반려마루는 부지면적 9만5천790㎡에 문화센터 1동, 보호동 3동 및 관리동 1동의 시설을 갖추고 유기동물 보호·입양, 동물병원 운영, 생명존중교육 및 미용·훈련 등 반려동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취업 박람회나 스포츠 대회 등 각종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다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조성도 9월 중 완료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도 역시 반려동물의 날 지정, 문화축제, 그리고 전문가 양성 등 도민 모두를 위한 복지 차원에서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어서 반가움을 더하고 있다. 

 

 

“지금은 단체나 개인 자원봉사자들, 교육생들이 주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운동장과 놀이시설이 조성되고 지원센터가 운영되면 반려인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려마루가 누구나 언제든지 반려동물과 함께 와서 즐기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반려마루 개관 당시 ”반려마루는 전국에서 규모가 크고 가장 잘 지어진 시설이지만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반려마루나 경기도가 갖고 있는 사랑, 배려, 존중, 함께 사는 공생, 더불어 사는 세상 등의 가치”라며 “그런 가치를 갖고 경기도가 동물복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