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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헬스】당뇨 있는 강아지에 백내장까지 온다면...

 

 

【코코타임즈】 우리 강아지, 요즘 들어 행동이 굼뜨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일이 많아진다. 왜 그런지 자세히 살펴보니, 눈이 이전과 조금 다르다. 그 사이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진 듯하다. 백내장(白內障) 아닌가 싶다. 당뇨까지 있는데… 겁이 덜컥 난다. 계속 놔두면 실명할 수도 있다. 백내장 등 안과 질환에 정통한 정만복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를 찾아가 물었다. <
편집자 주>

 

먼저, 백내장은 왜 생기는가?


백내장은 눈 수정체 안에 든 액이 단백질 변성으로 뿌옇게 변하는 병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령화되면서 생기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또 어린 나이에 백내장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령화의 적(敵), 백내장….7~8세 넘으면 발생 빈도 확 높아져


더 잘 생기는 품종이 있는가? 

 

 

특별히 빈발하는 품종이 따로 있지는 않다. 임상 현장에서 보면 나이 많은 말티즈, 푸들, 그리고 비숑프리제 등이 많이 찾아오긴 한다. 

 

백내장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먼저, 7~8세가 되면 안과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그때부턴 수정체 상태에 따라 눈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산책할 때도 강한 자외선은 피하는 게 좋다. 대낮에 산책해야 한다면 강아지용 선글라스를 씌워준다. 특히 선천성 백내장, 당뇨성 백내장인 경우라면 더 치밀한 대비와 관리가 필요하다.

 

백내장도 진행 단계에 따라 징후나 처치가 다른가?


현재 수정체 상태가 어떤 지 평가하는 것이 우선이다. 백내장은 초기, 미성숙, 성숙, 과(過)성숙 등 4단계로 나눈다. ‘초기’는 생활에 크게 불편이 없다. 눈 염증이나 다른 안과질환도 없다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안 된다. 백내장 지연제가 있긴 하지만 아주 ‘초기’ 말고는 효과가 거의 없다 보면 된다. 더 지나 ‘미성숙’ 단계에 이르면 수술을 추천한다. 늦어도 ‘성숙’ 초기까지는 수술을 해야 예후도 좋다. 그 이후 단계부턴 눈 안에 이미 다른 합병증까지 생겼을 수 있다. 수술은 잘 했어도 예후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초기’가 지났다고 진단이 나왔다면? 

 

대개 ‘수정체 유화흡입기’를 이용해 수술한다. 치아 치석을 초음파로 제거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각막을 3mm 정도 절개하고 수정체 낭(囊)을 동그라미 모양으로 제거한다. 딱딱하고 혼탁한 백내장 물질을 초음파를 이용해 잘게 쪼갠 후에 흡입한다. 그 후 수정체 낭 안에 인공수정체를 넣고 각막을 봉합한다. ‘최소 침습 수술’이므로 환자에 주는 부담은 크지 않다. 사람 수술법과도 비슷하지만 강아지의 안구(특히 수정체 낭과 크기) 구조나 백내장 상태가 다르기에 완전히 똑같다 하기는 어렵다. 인공수정체도 사람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강아지는 41 디옵터(Diopter) 한 가지 위주로 사용한다. 

 

심하지 않으면 수술로 다 고칠 수 있나? 

 

모든 백내장 환자를 다 수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요소를 평가한 후에 결정한다. 먼저 정밀검사를 해봐야 한다. 강아지 평소 성격도, 보호자 케어(care) 습관도 변수다. 예를 들어 수술 후 1개월 정도는 환자에게 집중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안약을 넣고, 상태를 지켜보며, 필요하면 병원에 두 번, 세 번 찾아가야 한다. 또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그것도 고령환자에겐 변수다. 

 

성공 확률은 어떤가? 

 

안과전문 수의사라면 백내장 수술 성공률은 90% 정도다. 단, ‘미성숙’ 말기 이전 단계에서 수술했을 경우다. 그 때는 깔끔하게 완치된다. 나머지 10%는 녹내장이나 포도막염, 망막박리 등 다른 후유증이 발생한 경우다. 그때는 시력을 회복할 타이밍을 놓쳤을 수 있다.

 

수술 성공률 90% 전문의도 강아지 당뇨성 백내장엔 진땀


백내장 중엔 다루기 힘든 ‘응급’ 케이스도 있다던데… 

 

 

기저질환에 당뇨병이 있는 경우다. 당뇨성 백내장은 70~80%가 당뇨 생기고 1년 반 사이에 백내장까지 온 경우다. 게다가 고혈당으로 인해 수정체가 부풀어 오르며(팽윤성 백내장), 심한 포도막염으로 안압이 높아지면서 녹내장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안약을 사용해도 염증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 백내장 생긴 후 하루 이틀 사이에도 시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 땐 수술한다 해도 주의할 게 많을텐데… 

 

수술 자체는 노령성 백내장보다 오히려 간단할 수 있다. 나이가 많지 않다면 수정체 물질도 아직 말랑말랑하다. 쪼개고 흡입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쉽다. 다만, 수술이 잘 끝났다 하더라도 혈당 등 당뇨 관리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의사 입장에서도 변수가 있다. 당뇨는 전신 대사성 질환이므로 약물 사용, 전신마취 및 수술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평소엔 안 보이던 기저질환들이 갑자기 발생해 후(後)처치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도 간혹 있다. 수술 후 안내 염증이 심해져 스테로이드를 점안해야 하는데, 당뇨 환자에게는 많이 쓰기도 어렵다. 그것 역시 딜레마다.

 

다행히 고양이는 당뇨 있어도 백내장 거의 오지 않아


고양이도 그런가? 

 

 

특이하게 고양이는 노령이 되어 당뇨가 생기더라도 백내장이 거의 오지 않는다. 강아지와는 그게 큰 차이다. 하지만 고양이도 당뇨가 있다면, 정기적인 안과검사로 눈을 관리해줄 필요는 있다. 

 

정만복 수의사는
 

 

전남대(학사), 건국대(석사)를 거쳐 2008년 서울대에서 수의안과학 박사를 받았다. 미국 미주리대 수의안과학실교에서 ‘포닥’(박사후연구원)을 하고 돌아와 서울대 수의안과학 연구교수, 부속 동물병원 안과•치과 전임의를 지냈다. 이후 2013년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수의안과 ‘포닥’을 한 번 더 했고,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DAiCVO)도 됐다. “진료와 치료에 기본을 잘 지키면서, 보호자와 환자 눈높이에 맞출 것”을 늘 강조한다. 현재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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