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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헬스】강아지도 걸리는 디스크...한방은 어떻게?

 

 

【코코타임즈】 사람은 나이 들면 다리가 불편해지고 허리 디스크도 온다. 하루 하루가 불편하다. 그런데, 요즘엔 반려동물도 디스크 환자가 많다. 직립 보행을 하지 않는데, 의외다. 원인도 여러가지다. 나이도 가리지 않는다. 특히 닥스훈트 등 일부 견종은 선천적으로 척추뼈가 약하다.  

 

약이나 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엔 강아지 고양이 치료에서도 제3, 제4의 치료법들을 다양하게 시도한다. 침술부터 마사지, 카이로프랙틱 등. 선진국에서도 현대 수의학과 이들 사이의 통합진료는 큰 관심사 중의 하나다. 신사경 원장(VIP동물의료센터 한방재활의학센터)에게 한방수의학에선 동물 디스크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지 물었다. <
편집자 주>

 

동물들에게도 디스크 질환이 많다는 게 조금 의외다.


디스크가 척추뼈 사이로 빠져나온, ‘추간판탈출증’(IVDD: Intervertebral disc disease)은 당초 네발로 걷는 동물에겐 드물다. 척추가 가로로 연결되어 있으니, 척추뼈들 사이 추간판이 압박 받을 일이 없으니까. 하지만 사람과 실내 생활을 하게 되면서 사람처럼 두발로 서기도, 뛰기도 하면서 허리 세울 일이 많아지니 이제는 흔한 질환이 됐다. 노화나 비만도 한 이유지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다치는 경우도 많다. 품종에 따라 선천적으로 잘 걸리는 아이들도 있다. 

 

 

특별히 더 잘 생기는 품종은 어떤 아이들인가? 

 

허리가 길고 다리는 짧은 견종들이 그렇다. 전체 강아지의 약 2% 정도에서 디스크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그중 닥스훈트가 무려 25%나 된다. 웰시코기나 도베르만, 페키니즈, 프렌치불독, 미니어처푸들, 비글, 시츄, 바셋하운드, 코카스파니엘 등에서도 많다. 유전적으로 디스크 변성(연골 이형성종 등)이 오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다른 원인이 없어도 3~6세부터 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어려도 오는 것이다. 

 

어떻게 진단하는가? 

 

우선 품종과 증상을 보면서 신경계 검사와 방사선 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MRI나 CT 같은 검사도 필요하다. 환부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해야 하니까. 특히, 급성인 경우엔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라도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어떤 치료법이 있는가? 

 

디스크는 환부 주변 신경을 눌러 통증이 심하다. 그래서 초기엔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으로 먼저 접근한다. 급성이거나 정도가 심한 환자는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회복이 어렵거나 더딘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침이나 마사지 치료 같은 보조치료를 병행한다.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예후도 좋게 한다. 

 

한방치료가 더해지면 어떤 좋은 점이 있나? 

 

침술(Acupuncture)은 몸의 경혈 자리를 자극해 염증과 통증 완화효과를 높여준다. 한약도 동물 전용한약이 있어 양약과 함께 쓴다. 또 추나마사지는 보호자들이 배워서 집에서도 해줄 수 있다. 

 

음식과 운동치료도 중요하다. 디스크의 경우 걷는 게 어려우니 다리 근육이 빠르게 줄어든다. 췌장염이나 신부전 등 단백질을 제한해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음식에 단백질 양을 늘리며 운동을 시켜야 한다. 특히 집에서 만든 요리가 좋다. 그게 어렵다면, 50% 일반 사료에 50% 홈메이드 음식도 나쁘지 않다.

 

다른 치료보다 한방치료가 더 적합한 경우는?


약물치료나 수술이 어려운 케이스가 있다. 11세 이상 나이가 너무 많거나, 다른 질병도 있어 약을 장기적으로 쓰기가 제한적일 때, 수술을 해도 예후를 보장하기 어려울 때 등. 

 

 

반면, 침술은 특별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다른 기저 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들 치료에 도움이 된다. 나이 많은 노령동물들에겐 마지막 남은 치료법일 수도 있다. 지금은 수의학의 보조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현대 수의학 반경을 더 넓혀줄 잠재력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보자면? 

 

기존 수의학에선 못 봤던 포인트가 한방에는 있다. ‘음양’과 ‘경락’ 외에도 ‘풍•한•습’(風-寒-濕, Wind-Cold-Damp)이란 개념이 있는데, 몸 건강이 계절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어떤 환자는 습(濕)하고 더운 여름만 되면, 또 어떤 환자는 추운(寒) 겨울만 되면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진다. 그래서, 장마철에 디스크 진단을 받았던 환자는 다음 장마철 오기 전에 미리 침이나 한약으로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에 이를 선도적으로 적용해왔는데… 

 

2010년부터 한방재활 치료를 집중적으로 해왔다. 그동안 진료한 환자를 보니, 디스크 환자가 전체의 50%를 넘더라. 한방치료는 다른 치료법과 함께, 또는 수술 이후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척추 종양이나 골절 환자를 제외하고는 치료 성공률이 90% 이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질’(QOL, Quality of Life)을 지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보호자들이 알면 좋은 예방법은? 

 

디스크는 자주 재발한다. 또 재발하는 횟수가 늘수록 예후는 점점 더 나빠진다. 그래서 디스크 소인이 있는 아이들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과격한 놀이는 절대 피해야 한다. 체중 관리도 아주 중요하고… 소파나 침대 옆엔 계단을 설치하고, 실내 바닥은 미끄럽지 않도록 매트를 깔아 준다. 특히 유전적 약점이 있는 품종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해외 재활전문의들도 “동물 디스크는 보호자 교육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 하는 이유다.

 

신사경 수의사는


우리나라 한방수의학의 선구자다. 수의외과학(충남대 석사, 서울대 박사수료), 수의방사선학(일본기후대학 박사과정)에다 중의수의학(남중국농업대 석사수료)을 더했다.  

 

 

이어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수의대에선 세계적인 대가 시에(Dr. Huisheng Xie)교수로부터 수의침술을 직접 배웠다. 미국 CHI University(한방수의학연구소)의 침술, 한약, 마사지, 음식치료 등의 전문자격 전과정도 수료했다. 현대의술과 전통의술 사이의 융합과 통합을 끊임없이 시도해온 셈이다. 현재 CHI University 강사이면서 한국지사장, 세계수의침술학회(WATCVM) 한국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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