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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사람, 그 오묘한 세계...⑦펫로스증후군 어떻게 찾아내나

 

 

【코코타임즈】 사랑하는 내 반려동물이 언제가 내 곁을 떠난다면 내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 가족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으니, 그 때의 충격이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실제로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서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습니다. 극도의 상실감과 슬픔, 우울감, 절망감 등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심할 경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펫로스신드롬'(Pet loss Syndrome)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반려동물을 잃고 난 이후 보호자들이 겪는 여러가지 정신적인 충격, 그리고 우울증 증세입니다. 

 

지난 2019년 KBS에서 우리나라 50~60대를 대상으로 '내 삶의 우선 순위'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결과는 1위 자기 자신, 2위 배우자, 3위 자녀, 4위 부모 형제에 이어 5위가 반려동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한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을 하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고, 그로 인해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단순히 동물을 잃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잃는 감정을 고스란히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죠. 

 

현재 우리 사회는 반려견의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하지 않아도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을 겪는 보호자도 늘어나게 되어 있는 거죠.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부터 반려동물 죽음 자체에 대한 부정, 반려동물의 죽음의 원인(질병, 사고)에 대한 분노, 그리고 슬픔의 결과로 오는 우울증 등이 주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심리치료사들에 따르면 반려동물 상실을 통해 느끼는 슬픔의 감정들이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지속된다 합니다. 만일 그 이상 계속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지난 2003년, 미국 미시간플린트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Flint)는 반려동물을 잃은 173명을 대상으로 '비통한 애완동물의 사망: 표준·성별·애착 문제'(GRIEVING PET DEATH: NORMATIVE, GENDER, AND ATTACHMENT ISSUES)를 연구했습니다.  

 

반려동물이 죽은 직후부터 1년 뒤까지 이들의 심리적 반응을 알아봤습니다.  

 

특히 반려견을 잃은 후 보호자들은 절반 이상이 눈물 73.6%, 우울 56.9%, 외로움 52.3%, 죄책감 51.1%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런 슬픔과 비탄의 증상이 조금씩 줄어들긴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슬픔과 우울감, 외로움, 죄책감, 집착 등 처음의 그런 마음이 남아있는 것은 여전합니다. 

 

 

또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Pourquoi les gens ont-ils la meme tete que leur chien)을 쓴 세르주 치코티(Serge Ciccotti)와 니콜라 게갱(Nicolas Guegeuen)은 35~54세의 부부 242쌍에게 반려동물 죽음에 대한 설문을 진행해봤습니다.  

 

남편의 경우 약 25%, 아내의 경우 약 52%가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해 ‘매우’ 또는 ‘극심하게’ 괴로웠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반려동물 죽음에 대해 남편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 아내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꼈다고 답했죠.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라는 것이죠. 

 

저 또한 고등학교 시절, 제가 5년 동안 키우던 시추 강아지가 잠시 열린 현관문을 나가서 결국 사고사로 세상을 떠났을 때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한 달 가까이 학교생활이 힘들 정도로 무기력하고 삶의 모든 의욕이 사라져 힘들었던 기억이 나곤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과연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을 앓고 있는지 스스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006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심리학과 Hunt, Melissa Padilla, Yaniz 박사는 반려동물 잃는 것에 대한 심리적 영향을 알 수 있는 검사 도구로 '반려동물 애도 척도'(PBQ, Pet Bereavement Questionnaire)를 개발했습니다. 

 

총 16문항으로 깊은 슬픔(Grief), 화(Anger), 죄책감(Guilt)을 파악 할 수 있게 구성됐습니다. 각 문항은 ‘매우 그렇지 않다’에 1점, ‘그렇지 않다’에 2점, ‘그렇다’에 3점, ‘매우 그렇다’에 4점을 부여한 후 총 36점 이상이면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 상태에 있음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판정'합니다.

 

 

 

 

 

 

 

 

 

 

 

 

 

 

 

 

 

 

 

 

 

 

 

 

 

 

 

 

 

 

 

 

 

 

 

 

 

 

 

 

 

 

 

 

 

 

 

 

 

 

 

 

 

 

 

 

 

 

 

 

 

 

 

 

 

 

 

 

 

 

 

 

 

 

 

 

 

 

 

 

 

 

 

 

 

 

 

 

 

 

 

 

 

 

 

 

 

 

 

 

 

 

 

 

 

 

 

 

 

 

 

 

 

 

 

 

 

 

 

 

 

 

 

 

 

 

 

 

 

 

 

 

 

 

 

 

 

 

 

 

  문 항 매우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1 나는 반려동물의 살리지 못한 수의사에게 화가 난다. 1 2 3 4
2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매우 속상하다. 1 2 3 4
3 반려동물이 없는 나의 삶은 비어있는 것 같다. 1 2 3 4
4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악몽을 꾸고 있다. 1 2 3 4
5 나는 반려동물이 없는데 대해 외로움을 느낀다. 1 2 3 4
6 나는 반려동물에게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만 했다. 1 2 3 4
7 나는 반려동물이 너무나도 그립다. 1 2 3 4
8 나는 반려동물을 좀 더 잘 돌보지 못한데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1 2 3 4
9 나는 반려동물을 살리고자 더 많은 행동을 하지 않았던 것에 낙담하였다. 1 2 3 4
10 나는 반려동물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1 2 3 4
11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영향을 준 사람들에 대해서 화가 난다. 1 2 3 4
12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서 큰 슬픔을 느낀다. 1 2 3 4
13 나는 도움이 되지 않았던 친구/가족에게 화가 난다. 1 2 3 4
14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기억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1 2 3 4
15 나는 반려동물의 상실을 극복하지 못할 것 같다. 1 2 3 4
16 나는 반려동물을 더 많이 사랑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 2 3 4


여러분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셨나요?  

 

 

 

 

 

 

 

 

 

 

 

 

 

 

 

 

 

 

 

 

 

 

 

 

 

 

 

 

 

 

 

 

 

 

 

 

 

 

 

 

 

 

 

 

 

 

 

 

 

 

 

 

 

 

 

 

 

 

 

 

 

 

 

 

 

 

 

 

 

 

 

 

 

 

 

 

 

 

 

 

 

 

 

 

 

 

 

 

 

 

 

 

 

 

 

 

 

 

 

 

 

 

 

 

 

 

 

 

 

 

 

 

 

 

 

 

 

 

 

 

 

 

 

 

 

 

 

 

 

 

 

 

 

 

 

 

 

 

 

 

 

이 한가지 검사 만으로 증상의 정도를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 범위에 들어 간다면 슬픔 속에 갇힌 나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무지개 다리 너머의 아이도 세상에 남겨진 자신의 보호자가 마냥 슬픔 속에만 지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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