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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와 함께

【진화하는 동물병원】사람&동물 통합치료 꿈꾸는 서울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코코타임즈】 사람의 입 구조와 반려동물 입 구조는 다르다. 치아 특성도 많이 다르다. 그런데 치과 치료법은 비슷하다. 사람 치료법이 동물 치료에도 다양하게 적용된다. 사람 치료법이 약 10년 정도 앞서 있기 때문.

 

역설적이긴 하지만, 그래서 동물치료에서 이 분야의 잠재력은 더 크다. 반려동물 평균연령이 높아갈수록 치과 치료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그 땐 동물 치료가 사람 치료에 새로운 반경을 열어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 강남구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통합치의학연구소'는 특별하다. 리나라 그 어떤 수의사도, 치과의사도 가보지 않은 길. 자칫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이 길은 수의사로 출발해 치과의사(전문의)를 거쳐 다시 수의사로 돌아온, 조희진 원장의 독특한 궤적과 닿아있다.

 

 

국내 제1호 수의사 겸 치과의사가 꾸는 꿈은

 

지난해 동물치과병원을 개원하기 전, 이미 9년 정도 사람 치과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쌓았던 그다. 지금도 1주일에 하루는 사람 치과병원에 진료하러 나간다.

 

 

"그곳에서 치료도 하고, 관찰도 하고, 다른 의사들과 토론도 합니다. 그렇게 쌓은 임상 경험과 아이디어를 동물 치료에 응용하기 위해서죠. 사람에게 치아 건강이 중요한 장수 비결이듯, 동물에게도 치과 치료는 건강을 지키는 핵심 요소죠. 종종 다른 치과의사들이 강아지 고양이 데리고 여길 찾는 것도 그래서인 것 같아요."

 

 

조 원장은 그러면서 연구 주제를 하나 둘 늘려가고 있다. 그가 개발한 강아지용 맞춤 칫솔도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 치아 스케일링과 충치 예방은 강아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신경 써야 하는데, 칫솔질을 싫어하는 강아지 보호자들 고민을 해결할 길이 뭐냐는 것이다. 

 

 

동물 치과에서 얻은 데이터가 사람 치과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동물 치과 치료는 마취가 필수. 그러다보니 통증에 대한 반응을 객관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마취를 하면 동물이 어느 때, 어느 정도로 통증을 느끼는 지 분명히 드러납니다. 사람도 비슷한 곳에서 비슷하게 통증을 느끼지 않을까요? 동물 치료에서 얻은 데이터로 사람에게 유추하는 것이 가능한 거죠." 

 

 

다른 병원들과 함께 수의치과 전문영역 열어가고 싶어

 

조 원장은 수의 치과학이 머잖아 동물 전문진료의 핵심파트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치아와 치주 질환을 제대로 치료해주지 못한다면, 결국 반려동물의 수명 연장은 불가능하기 때문.

 

 

 

 

 

사람 수술대를 응용한 반려동물 전용 수술대에다 파노라마 X-ray 등 치과에 관한 한 가장 최신의 장비를 갖춘 것도 그래서다.

 

 

"보호자들도 그렇지만, 심지어 일부 수의사들까지도 치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치석이 많이 쌓였을 때 한꺼번에 제거하면 된다고 오해하고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치료는 치료대로 힘들고, 치석은 두 번 세 번 더 철저하게 제거해야 한다. 스케일링을 늦추는 것이 결과적으론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아 색이 변했는데 항생제를 주는 경우도 마찬가지. 항생제는 염증을 악화시키는 걸 조금 늦출 수는 있어도, 염중 원인을 없애주진 못한다. 오히려 염증 부위에 혈액이 원활하게 흘러가는 것을 막아 치료를 방해한다.

 

 

“사람도 치아 신경에 문제에 생겼을 때 항생제만 주지는 않아요. 잇몸 속 염증을 제거하는 것이 먼저니까요. 항생제는 그 이후 보완 조치에 불과할 뿐. 일선 동물병원에서도 정확한 치과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 생각했죠."

 

 

지난달 하순, 다른 수의사들 대상으로 한 '수의치과 세미나'를 시작한 이유다. 5년, 10년 뒤엔 연구와 교육 비중을 더 높이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여러 동물병원들과 함께 성장하며 우리나라 수의 치과가 사람 치과에 견주거나, 더 앞서는 단계까지 한 번 가보고 싶기 때문이다.


 

 

글= 기자 윤성철 박태영, 사진=PD 송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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