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면 강아지는 8~14세에, 고양이는 4~5세에 진료비가 가장 많이 든다. 그렇게 매년 지출하는 진료비가 연평균 23만여원에 이른다. 동물병원에 지출하는 진료비가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것.
또 강아지는 연 3회, 고양이는 1회 정도 병원을 방문한다. 그 때 보호자는 ‘(지리적) 접근성’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그 다음으론 주변의 추천이나 이용 후기, 원장 이력 및 경력, 진료 인력의 친절함, 병원 인지도와 명성 등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1일 발간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황원경, 손광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에 달했다. 그래서 반려인은 1천448명. 2020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가 ‘반려인 1천500만명 시대’에 들어간 셈이다.
그중 강아지는 약 586만 마리, 고양이는 211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강아지 고양이 합하면 800만 마리가 조금 넘는다. ‘반려동물 800만 마리 시대’다.
이들을 대상으로 KB경영연구소가 분석해보니, 이들 중 지난 2년간 반려동물 진료비를 지출한 적이 있는 반려가구는 모두 71.0%. 반려동물 키우는 604만 가구의 약 3분의 2 이상이다.
이들이 지불했던 총진료비는 가구당 평균 46만5천원(2년간)에 달했다.
그렇다면 1년 연간으론 23만2천500원이 들었다는 것이고, 동물병원을 찾은 가구가 429만여 가구인 만큼 이들이 동물병원에 지출한 연간 진료비 총액은 9천970억원,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동물병원들이 처방식 사료와 간식, 애견미용, 반려용품 등 여러가지 부대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동물병원이 우리나라 펫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분의 1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펫산업 규모는 약 3조4천억~3조7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강아지는 10~14세, 고양이는 4~5세에 진료비 가장 많이 들어
반려동물 연령별로 진료비 들어가는 것을 보면, 반려견은 1세에 (2년간) 41만2천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부터 감소하지만 다시 8세 이후부터 늘어나 10~14세에 94만1천원으로 가장 컸다. 노령견이 되어 노령 질환과 만성 질환, 유전 질환 등 각종 병치레가 많을 때다.
그러다 평균 수명을 다한 15세 이상이 되면 50만9천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사망하는 반려견이 많아 설문 표본에서 사라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양이는 4~5세에 67만6천원으로 가장 많은 진료비가 들었다. 이후에는 43만~47만원 정도로 조금 줄었다가 평균 수명(15세)에 다가가는 10~14세에 다시 57만6천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동물병원을 찾는 원인은 피부질환 치료가 44.1%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정기 건강검진(34.6%), 소화기질환(24.6%), 치과질환(23.8%) 등이 많았다. 하지만 사고/상해 치료나 안과질환, 호흡기질환 등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동물병원을 방문한 횟수는 연간 2.59회. 강아지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가구는 바람 잘 날이 없어 연 3.4회를 방문했다. 검진이나 예방접종을 위한 목적도 컸지만, 질병에 의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동물병원 선택 기준은 ‘접근성’ 이 단연 최고
이때 동물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접근성이 가장 컸다. 집에서 가깝거나, 운전해 가기 편한 곳을 가장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다른 요소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27.7%나 됐다.
이어 주변의 추천이나 홈페이지 이용 후기, 원장의 이력 및 경력, 진료 인력의 친절함, 병원의 인지도와 명성 등이 모두 10% 정도의 비중을 지녀, 보호자들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판단하는 요소들로 꼽혔다.
반면, 가격이나 24시간 진료 여부, 시설과 장비의 우수성, 병원 규모 및 진료가능과목 등은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나타났다.
강아지는 몰티즈, 고양이는 코리안숏헤어, 이름은 ‘코코’ 가장 많아
이와 함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들이 반려동물에 들이는 월평균 지출액은 동물병원비를 제외하고도 14만원에 달했다. 연간으로 약 170만원 정도를 사료/간식이나 장난감, 용품 등을 사는데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 반려가구가 선호하는 견종은 몰티즈(23.7%), 푸들(19.0%), 포메라니안(11.0%) 등이었고, 묘종은 코리안숏헤어(45.2%), 러시안블루(19.0%), 페르시안(18.7%) 순이었다.
반려견의 이름은 ‘코코’가 3만20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리’(2만7000건), ‘초코’(2만5000건)가 그 뒤를 이었다. 반려묘의 이름도 ‘코코’가 가장 많았고, ‘보리’, ‘모모’가 그 뒤를 이었다. 발음하기 편리한 2음절의 단어를 선호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 금융그룹으로선 최초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동물등록정보 데이터를 제공받아 전국의 반려동물과 반려가구 수, 지역별 분포 현황을 추정함으로써 분석의 정확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