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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엄마, 혹한에도 100일 넘게 1인 시위 해온 이유는?

by PD Song-Cha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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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타임즈】

반려인들이 가장 많이 의지하고 싶은 곳을 꼽으라 한다면 그중 으뜸은 바로 동물병원일 터.

하지만 기대했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게 치명타가 돼서, 어이없게도 죽게 됐다면? 또 그 과정에서 보호자가 병원측으로부터 온갖 수모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18일, 서울 양천구의 한 동물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류미희씨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9일부터 지금까지 무려 100일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왔다. 그것도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간, 이 혹한의 날씨에 60대 여성 혼자서… 

무엇이 그를 매일 이 자리로 이끌었던 것일까? 애지중지 키우던 별이의 빈자리가 너무 컸기 때문. 그는 “수의사를 너무 많이 기대 이상으로 믿은 게 마치 제 잘못인 것 같아요”라며 고개를 떨궜다.

별이는 7살 말티즈. 건강하고 밝은 아이였다. 보호자 또한 서울 한 곳에서만 22년째 펫샵(반려동물 용품가게)를 하며 4대째 말티즈를 키우고 있는 베테랑 반려인. 낯 익은 단골손님들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면 맨 먼저 달려나가 반기고 볼까지 부비던, 애교 많은 녀석이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하순 어느 날, 갑자기 구토를 하고 쓰러졌다. 너무나 놀라 동네 동물병원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더니 ‘빈혈’이라 했다. 그는 “혹시 진짜 큰 병이 걸린 게 아닐까” 싶어 24시 응급진료도 한다는 더 큰 병원으로 옮겼다. 그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큰 병원이니 진료도 잘 하리라 믿었다.

거기서부터 별이에게 끔찍한 사건이 시작되었다.

처음 병원을 방문했던 날, 담당 수의사는 별이에게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IMHA)이란 진단을 내렸다.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발생한다는 병. 간혹 심장사상충 등 감염성 질환이나 약물, 백신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뿐. 별다른 설명도 없이 동물병원은 치료를 시작했다. 보호자는 병원을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을 뿐.

담당 수의사는 “암(악성종양)에 버금갈 정도로 큰 병이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면서 약 500만원 정도가 들 것이라 전했다. 그리고는 수의사의 한마디가 그의 가슴을 찔렀다. “재수가 없어서 병에 걸렸네요.”

이후 별이는 입원했고, 그는 매일같이 입원실을 들러 별이 몸 상태를 확인했다. 미음도 떠 먹이고, 치료에 도움된다면 달이라도 따주고 싶었다.

‘빈혈’이라던데…  결국 피 토하며 세상 뜬 별이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 받을수록 점점 야위어가고, 또 힘 없이 풀 죽은 모습만 보이던 별이. 결국 없었던 폐렴에도 걸리고, 입원 중반에는 욕창도 걸려 항문 주변이 다 짓무른 걸 확인했다.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이다.

어이 없게도 병원측은 “똥을 (많이) 싸서 그렇다”고 했다. 나중엔 다리에 힘이 없어 일으켜 세워도 풀썩 주저 앉기만 했다.

그런데 별이가 동물병원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것도 이상했다.

“병원 직원들이 옆을 지나갈 때 마다 별이는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떠는 거예요. 눈 동공의 초점이 풀리고… 겁에 질린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별이 퇴원하면 소고기 먹자”라며 별이를 달래고 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소고기는 무슨 소고기… 소풍을 왔네, 소풍을…” 직원들이 뒤에서 뒷담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퇴원을 결심했다. 그래도 담당 수의사와 퇴원 후 마지막 상담을 했다. 

별이는 병원에서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에서 루푸스, 폐렴 등으로 병명이 계속 바뀌었다. 수의사는 나중엔 “혈소판이 줄어들었다”며 수혈을 받거나, 대놓고 안락사를 선택하라 했다고 류씨는 전했다. @코코타임즈

하지만 담당 수의사는 별이 몸 상태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주기는 커녕, ‘포스트잇’ 메모지에 ‘방법 1’과 ‘방법 2’를 적어 건네주며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별이 병명이 이번엔 ‘전신 혼방 루프스’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과다 투여하면 생기는 질병.

그렇게 11월 1일 퇴원했고, 이틀 후 다시 동물병원에 들러 3차 폐렴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으나, 별이는 그날을 넘기지 못하고 새벽 4시경 피를 토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죽음에 류씨는 자초지종을 알고 싶어 병원에 의료용 CCTV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부 당했다. 그나마 진료 차트도 며칠 후에나 받아볼 수 있었다.

“매일 매일이 고통. 하지만 이 상태로 그만 둘 순 없어”

그 이후 이번엔 별이가 아니고, 류씨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투명하지 않은 진료, 무책임한 태도, 환자와 보호자를 무시하는 태도 등 수도 없이 류씨 가슴을 후벼 파고, 짓누르는 시간이 계속됐다. 

너무나 황당한 마음에 그는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이날로 꼬박 100일을 넘긴 것. 

“그렇다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했어요. 다만, 시위 43일 되는 날에 담당 수의사를 만났는데 ‘도의적인 차원에서 200만원 주겠으니 시위를 중단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게 전부예요.”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갔다. 별이를 잃고 허전한 마음은 이제 억울함까지 더해져 매일이 고통이었다. 

“병원 앞을 지나가던 주민들이 제게 자초지을 물어보고는 문자로 응원을 보내기도 하고, 먹을 것이나 현금을 주고 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분들께 받은 현금<사진>은 나중에 유기견을 위해 기부하려 메모와 함께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죠.”

반면, 동물병원은 최근 류씨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류씨는 조만간 경찰서 형사과에서 피고소인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 

“경찰서에 가야 한다니 너무 두렵고 떨려요. 난 우리 별이 억울함 풀어주려는 것 뿐인데… 세상이 정말 무섭네요.”

그리면서도 류씨는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도 제대로 된 사과라도 받아야 한다는 마음엔 변함 없어요. 그 때까진 중단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별이도 하늘에서 날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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